최근 디자인 트렌드를 보면 "미니멀리즘"이 대세다. 단순하고 깔끔한 형태가 세련됨을 의미하는 시대가 되었다. 브랜드 로고, 건축물, 제품 디자인까지 점점 단순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해지는 것이 과연 무조건 좋은 변화일까?
대한항공 로고 변경, 본질이 사라진 느낌


최근 대한항공이 로고를 변경했다. 기존의 태극 문양을 유지하긴 했지만, 색감을 줄이고 형태를 단순화했다. 문제는 너무 단순해지면서 브랜드의 개성이 희석되었다는 점이다. 색을 줄인 것이 과연 개선일까? 오히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약화시키는 결과가 아닐까?
비슷한 사례로 다른 글로벌 브랜드들도 있다. 스타벅스는 원형 안의 'STARBUCKS COFFEE' 글자를 삭제했고, 버버리는 로고에서 특유의 세리프(꺾인 글자체)를 없앴다. 이런 변화는 디자인을 깔끔하게 보이게 하지만, 동시에 브랜드의 역사와 개성을 희석시킬 수 있다.

건축과 제품 디자인, 개성이 사라진다
미니멀리즘의 흐름은 건축과 제품 디자인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과거 건축물을 보면 화려한 장식과 디테일이 많았다. 서양의 고딕 성당, 바로크 건축, 동양의 궁궐 건축을 보면 천장, 기둥, 조명 장식까지 엄청난 공을 들여 제작했다. 한국의 전통 건축에서도 단청 장식이나 목재 조각에서 장인 정신이 느껴진다. 하지만 현대 건축은 단순한 직선과 면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제품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예전의 전자기기들은 버튼과 다이얼이 많았고, 물리적인 조작감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 터치스크린으로 대체되며, 디자인이 매끈해졌지만 감성적인 요소는 줄어들었다. 아이폰의 초기 모델과 최신 모델을 비교해보면 점점 더 단순해지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미니멀리즘이 놓치고 있는 것
미니멀리즘은 확실히 실용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인터넷의 발달로 간단한 로고가 요구되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도 있다.
바로 "불필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인간적인 매력을 더해주는 요소"들이다.
건축물의 장식, 브랜드 로고의 디테일, 제품의 물리적 조작감 등은 단순한 기능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이러한 요소들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만든다.

우리는 정말 단순함이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미니멀리즘이 아니라, '적절한 균형'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단순함 속에서도 개성과 감성을 잃지 않는 디자인,
그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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