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은 때때로 영화보다 더 극적이다.
트럼프타워 사이버트럭 폭발과 워싱턴 비행기-군헬기 충돌사건, 국내의 비행기 사고들, 편향된 언론보도들과 여러 국가들의 내분 등...
정치적 격변, 예상치 못한 사건, 그리고 사회의 균열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바라봐야 할까?
최근의 글로벌 이슈들은 우리에게 정의와 진실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여기,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 보면 좋을 7 편의 영화를 추천한다.
1. 콘클라베 (Conclave, 2024)
가톨릭 교회의 최고 권력을 결정하는 신비로운 과정, 콘클라베. 콘클라베는 교황이 서거한 후,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바티칸에서 진행되는 극비의 회의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전 세계의 추기경들이 모여 투표를 진행하며 벌어지는 정치적 음모, 권력 다툼, 그리고 신앙과 현실 사이의 갈등이 영화의 긴장감을 높인다. 종교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인간적인 욕망과 도덕적 고민을 치밀하게 그려내며,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이다.


2. 서브스턴스 (The Substance, 2024)
서브스턴스는 현대 사회의 미디어와 몸에 대한 강박을 파헤치는 심리 스릴러다. 할리우드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을 상품화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기괴한 실험이 진행된다. 영화는 외모에 대한 사회적 압박, 자기 정체성을 잃어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강렬한 비주얼과 심리적 서스펜스로 풀어낸다.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기술과 욕망이 만들어내는 괴물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묻는 도발적인 작품이다.


3. 제프리 엡스타인: 괴물이 된 억만장자 (Jeffrey Epstein: Filthy Rich, 2020)
영화는 아니지만 시리즈물을 하나 추천한다. 현대 사회에서 권력과 부가 어떻게 법 위에 군림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충격적인 다큐멘터리. 제프리 앱스타인: 괴물이 된 억만장자는 억만장자이자 인신매매 조직의 중심에 있던 제프리 앱스타인의 실체를 폭로한다. 오랜 기간 동안 사회 고위층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성범죄를 저질렀던 그의 삶과 이를 묵인한 사회 시스템을 조명한다. 피해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부와 권력이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를 날카롭게 고발하며 사회적 정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4. 스포트라이트 (Spotlight, 2015)
진실을 밝히는 것이야말로 언론의 사명이다. 스포트라이트는 보스턴 글로브의 탐사보도팀이 가톨릭 교회의 성추문 사건을 폭로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영화는 기자들이 단서를 따라가며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과 그들의 고뇌를 세밀하게 묘사한다. 권력과 종교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진실을 알리기 위한 기자들의 노력은, 언론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언론의 역할이 갈수록 희미해지는 지금, 이 영화는 더욱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5. 시빌 워 (Civil War, 2024)
알렉스 가랜드 감독이 연출한 시빌 워는 가까운 미래, 미국이 극단적인 정치적 대립으로 인해 내전 상태에 빠진다는 가정하에 진행된다. 이 영화는 내전의 한가운데서 전쟁을 취재하는 저널리스트들의 시선을 따라가며, 저널리즘의 역할과 전쟁이 초래하는 참혹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분열과 갈등 속에서 언론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진실을 보도하는 것이 어떤 위험을 수반하는지를 생생하게 그려내며, 오늘날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된 현실과 맞닿아 있다.


6. 제로 다크 서티 (Zero Dark Thirty, 2012)
테러와의 전쟁은 과연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을까? 제로 다크 서티는 9.11 테러 이후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을 실화 기반으로 담아낸다. 영화는 CIA 요원 마야(제시카 채스테인 분)를 중심으로, 그녀가 빈 라덴을 쫓으며 겪는 극한의 심리적 압박과 도덕적 딜레마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고문과 감시, 정보전이 난무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선과 악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을 목격하게 된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이 영화는 그 질문을 정면으로 던진다.


7.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2008)
혼돈 속에서 정의는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는 단순한 히어로 영화가 아니다. 영화는 조커(히스 레저 분)라는 카오스의 화신과 배트맨(크리스찬 베일 분)의 대립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어둠 속에서 싸워야 하는 배트맨의 고뇌, 절대적인 혼돈을 불러일으키는 조커의 무차별적인 악행은 현대 사회의 도덕적 딜레마를 강렬하게 묘사한다. 결국 선과 악의 경계는 어디까지 인정될 수 있는가? 영웅은 법을 넘어설 수 있는가? 이 영화는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단순한 오락을 넘어선 메시지를 남긴다.


이 7편의 영화는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니다. 음모론처럼 보이는 내용들이 실제 일어난 이야기일 수 있다.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답은 어쩌면, 영화 속에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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